아토피성 피부염이란?
아토피성 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피부 습진 질환이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천식, 알레르기 비염, 만성 두드러기와 함께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 중 하나이다. 보통 태열이라고 부르는 영아기 습진은 아토피 피부염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의 발생 빈도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줄어들지만, 소아,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기도 한다. 전 세계적인 소아의 이환율은 약 10~30%이다. 2010년 국내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는 초등학생의 35.6%가 아토피 피부염으로 진단받았던 병력이 있다고 대답하였는데, 이는 2000년의 24.9%보다 현저히 증가한 것이다.
원인
아토피성 피부염은 환자의 유전적인 소인과 환경적인 요인, 환자의 면역학적 이상과 피부 보호막의 이상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토피 환자의 70~80%는 가족력이 있다. 부모 중 한쪽이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으면 자녀의 50%에게, 부모 두 명에게 모두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으면 자녀의 75%에게 아토피성 피부염이 나타난다.
최근 환경 요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농촌의 도시화, 산업화, 핵가족화로 인한 인스턴트식품 섭취의 증가, 실내외 공해에 의한 알레르기 물질의 증가 등이 아토피성 피부염 발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환자의 80% 이상은 면역학적 이상을 보여, 혈액 속에서 면역글로불린E(IgE)이 증가한다고 한다.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는 대부분 음식물이나 공기 중의 항원에 대한 특이 IgE 항체가 존재한. 항원에 노출되면 양성 반응을 보여 아토피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
아토피성 피부염의 가장 큰 특징은 심한 가려움증 및 외부의 자극이나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대한 매우 민감한 반응이다. 가려움증은 보통 저녁에 심해지고, 이때 피부를 긁어서 피부의 습진성 변화가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습진이 심해지면 다시 가려움증이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아토피성 피부염이 나타나는 부위는 연령에 따라 다르다. 생후 2세까지의 유아기에는 주로 머리, 얼굴, 몸통, 팔다리가 펴지는 부위에 붉고, 습하고, 기름진 딱지를 형성해 급성기 습진으로 나타납니다. 사춘기 이전까지의 소아기에는 이마, 눈 주위, 귀 주위, 사지 접히는 부위에 피부가 두꺼워지고 건조해지는 습진이 나타난다. 사춘기와 성인기에는 피부 건조, 손발 유두 습진, 태선화 등 소아기와 비슷한 분포를 보인다.
영아기 소아기 성인기에 따른 아토피성 피부염 진단
아토피성 피부염은 특정 검사로 한 번에 진단하는 병이 아니라 환자가 가지고 있는 특징적인 증상을 토대로 진단하는 병이다. 아토피성 피부염 진단 기준에 해당하는 주 증상으로는 가려움증, 연령에 따라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피부염의 모양 및 발생 부위, 아토피 질환의 가족력, 만성 및 재발 경과 등이 있다.
그 밖에 다양한 보조 진단 기준으로 피부건조증, 잦은 피부 감염, 눈 주위 색소 침착, 구순염, 안면 창백, 얼굴 피부염, 목주름, 백색 피부 묘기증, 식품, 환경이나 감정 요인에 의한 악화, 혈청 면역글로불린 E의 증가, 피부 시험 양성 소견 등이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에 필요한 검사로는 혈액 검사, 피부 단자 검사, 음식물 알레르기 검사 등이 있다.
첫째, 혈액 검사
혈액 검사는 혈액 속에 있는 면역글로불린(Ig E), 혈청 총면역글로불린(Ig E) 농도로 아토피 양상을 판단하는 검사 방법이다. 우리 몸은 내부로 침입한 외부 물질(항원)을 제거하기 위해 항체를 만드는데, 여러 항체들 중 면역글로불린 중 Ig E가 아토피와 관련이 있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80% 정도는 이 수치가 증가된 상태이다. 하지만 이 수치가 정상이더라도 아토피성 피부염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진단에는 제한적으로 이용한다.
둘째, 피부 단자 검사
피부 단자 검사는 소량의 항원을 피부에 살짝 바늘로 찔러 넣어 두드러기 양상 발진이 발생하는 정도를 보고 알레르기 반응을 판단하는 방법이다. 알레르기 반응이 양성이면 주변 상황 및 환자의 과거 병력을 고려해서 유발 요인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달걀과 같은 음식물 항원에 양성 반응이 나오더라도 그것이 100% 원인 물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확진하려면 음식물로 유발 시험을 거쳐야 한다.
셋째, 음식물 알레르기 검사
음식물 알레르기 검사는 하루에 먹은 음식들과 증상 발현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것을 바탕으로 의심되는 음식물이 실제 아토피성 피부염의 원인으로 작용하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음식물 알레르기와 아토피성 피부염이 항상 동반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의사와 상의하여 필요한 경우에 시행한다. 음식물 유발 시험을 할 때는 검사 전 일주일 동안 약물 사용을 금하고 의심되는 음식물을 2주 동안 금식해야 한다. 검사 후에 환자에게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임상적으로 원인 음식물이 아니라고 판정한다.
치료방법
아토피성 피부염의 치료 원칙은 증상의 발현과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 원인과 유발 인자를 제거하고 적절한 목욕 및 보습제 사용을 통해 피부를 튼튼하고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2차 피부감염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필요한 경우 국소 스테로이드제, 국소 칼시뉴린억제제, 항히스타민제, 면역조절제, 항바이러스제 등을 적절하게 사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아토피성 피부염이 심한 환자는 환자의 증상이나 사정을 고려하여 자외선 치료와 같은 광선 치료, 인터페론 감마, 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면역 억제제, 면역글로불린을 정맥주사하는 등의 전문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같은 환자더라도 피부염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상담이 중요하다.
경과
아토피성 피부염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 경과를 보인다. 예후는 환자의 피부 상태, 자극 요인, 알레르기 질환의 동반 여부, 세균 감염 여부 등에 따라 다양하다. 대부분 환자가 성장하면 완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그렇지만 영유아기 아토피성 피부염을 갖고 있던 환자 중 일부는 자라면서 천식이나 비염 등의 다른 알레르기 질환으로 이행하는 알레르기 행진(allergic march)의 경과를 보일 수도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인한 합병증으로는 피부감염증(단순포진, 대상포진, 농가진, 물사마귀 등), 안구 증상(아토피 결막염, 백내장, 녹내장, 망막 박리)이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 ‘아트랄자’ 국내 허가 임박
덴마크 제약사 레오파마(LEO Pharma)가 개발한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의 국내 품목허가가 임박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레오파마가 신청한 ‘아트랄자프리필드시린지150mg(트랄로키누맙 tralokinumab)’의 안전성·유효성 검토를 마쳤다. 식약처의 안·유 검토가 끝난 만큼, 조만간 품목허가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약제는 트랄로키누맙 성분으로 미국에서는 ‘아드브리’로 유럽에서는 ‘아트랄자’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아트랄자는 아토피피부염 징후 및 핵심 유발인자인 IL-13 사이토카인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억제하는 최초의 생물학적 제제로,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병용 또는 단독요법이 가능하다. 지난 2021년 12월 FDA가 IL-13 계열의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를 처음 승인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아트랄자는 중등도 내지 중증 아토피성 피부염 성인 환자 총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3차례의 3상 임상시험(ECZTRA 1-2-3)에서 효과가 입증됐다.
ECZTRA 1, 2 임상시험에서는 트랄로키누맙이 투여된 그룹이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보다 연구자 평가척도(IGA) 점수 0∼1(피부염 완전 해소∼거의 해소) 도달 비율이 5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트랄자 효과만을 판단한 두번(ECZTRA 1, 2)의 임상에선 이 약 투여그룹이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보다 연구자 평가척도(IGA) 점수 0~1(피부염 완전 해소∼거의 해소) 도달 비율이 50%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 하나의 1차 평가변수인 습진 중증도 평가지수(EASI: Eczema Area and Severity Index) 75% 개선율도 트랄로키누맙 그룹이 33%로 대조군의 10%보다 훨씬 높았다. 11점으로 이루어진 가려움증 수치 평가척도(NRS: numerical rating scale for itch) 점수가 최소 4점 이상 개선된 비율은 트랄로키누맙 그룹이 20%, 대조군은 10%였다. 트랄로키누맙에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연고를 추가한 ECZTRA 3 임상시험 결과도 ECZTRA 1, 2 임상시험 결과와 비슷했다.
부작용은 안구와 눈꺼풀 염증, 주사 부위 반응, 호산구(백혈구의 일종) 증가증 등이 나타났다.
천식·아토피성 피부염, 퇴행성관절염 위험 높인다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인 ‘천식’과 ‘아토피성 피부염’이 ‘퇴행성관절염’(골관절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두 질환이 겹친 환자는 퇴행성관절염 발생률이 둘 중 한 가지 질환만 앓고 있는 경우보다 더 높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면역·류머티즘 임상 실장 매슈 베이커 박사 연구팀은 천식 또는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 11만 7346명(평균연령 52세, 여성 60%)과 이 두 질병이 없는 124만 7196명(평균연령 50세, 여성 48%)의 보험 청구 자료와 전자 건강 기록(2003~2019)을 분석했다.
그 결과, 천식 또는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는 평균 8년간의 추적 기간에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이 두 질환이 없는 사람보다 5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천식과 아토피성 피부염이 겹친 환자는 퇴행성관절염 발생률이 이보다 더 높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알레르기는 종류가 많아 천식과 아토피성 피부염만이 퇴행성관절염의 발생률을 높인다고 할 수만은 없다. 계절성 알레르기, 식품 알레르기, 알레르기 비염 등 다른 아토피성 증후군 역시 퇴행성관절염 위험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연구팀은 말했다.